코로나19ㅣ부활절 휴일 지정 하루 만에 취소, 메르켈 ‘내 잘못’

하루 만에 코로나 정책 철회하며 사과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 ⓒbundesregierung

부활절 휴일 지정을 포함해 코로나19 락다운 연장을 발표한 지 하루만인 24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Angela Merkel)가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하며 부활절 대책을 철회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전날 주정부 총리와의 회의를 거쳐 부활절 기간을 휴일(Ruhetag)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 안에 이를 처리할 행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하루만에 정책을 뒤집었다. 부활절 기간 성목요일(4/1)과 성토요일(4/3)은 휴일이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의 사과 ‘내 잘못’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 잘못은 오직 저 혼자만의 잘못(Dieser Fehler ist einzig und allein mein Fehler)”이라며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을 모두 자신에게 돌렸다.

메르켈 총리는 잘못은 잘못으로 인식하고 고쳐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제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깊이 유감스럽고 시민들에게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표현으로 봤을 때는 정치인들의 사과로 보기 힘든 순도 100%의 사과다.

휴일(Ruhetag) 지정이 취소된 것 이외에 다른 접촉 규제 제한 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부활절 기간 구체적인 대책은 이때까지 그랬듯이 각 주정부의 책임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메르켈의 사과에 주총리들도 연대와 존중의 표시를 보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아르민 라셰트 주총리는 모든 주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미하엘 크레취머 작센주총리도 “이 결정은 16개 주총리와 연방정부가 함께 결정한 것”이라며 메르켈 혼자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때를 놓칠 수 없다. FDP, Linke 당에서는 “현 메르켈 정부가 통치(관리)능력이 있는지 연방의회에서 신임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녹색당은 “실수를 바로잡는 것은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강한 신뢰의 위기가 남아있다”며 “정부의 코로나 위기관리는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부활절 예배 둘러싼 갈등

한편 연방정부 내무부장관인 호르스트 제호퍼(Horst Seehofer)는 부활절 예배를 비대면으로 요구하기로 한 결정을 비판했다. 제호퍼는 부활절 예배가 금지나 요구 사항이 아니며 ‘부탁’이라고 강조하면서 “팬대믹 초기부터 교회는 위생 관리에 힘써왔으며 지금까지 흠잡을 데가 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센주총리는 대면 예배를 금지할 계획은 없다면서 “교회, 종교 커뮤니티가 현명하고 책임있는 길을 찾을 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 독일 연방정부의 코로나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이어지는 락다운, 줄지않는 확진자 수. 비전없는 임기응변식 대책. 갈수록 복잡해지는 규정에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규제’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번 부활절 대책에서는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밤샘 회의 끝에 발표한 정책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뒤집었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메르켈의 변명의 여지 없는 사과가 이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모두가 제 잘못’이라며 잘못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보면 대단하다 싶다가도, 정책의 혼선을 보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코로나19로 위기관리 능력 과부하 상태를 보이고 있는 메르켈 정부의 말기가 우려스럽다.

사실 휴일이나 휴일이 아니나 우리네 삶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안전한 부활절 연휴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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