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이 승리호에 혹평 남기는 이유

승리호 ⓒNetflix

 

넷플릭스 오리지널 승리호를 보고, 아니 보다 말고 독일 이용자들이 혹평을 남기고 있다. 이유는 바로 더빙 같지 않은 더빙 때문.

승리호는 한국 영화로 분류되지만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를 사용한다. 영화 속 인물은 자동 번역기 덕분에 각자 모국어를 쓰면서 소통한다.

이런 훌륭한(!) 설정이 더빙판에서는 독으로 작용했다. 더빙된 언어가 한국어 뿐이기 때문. 주연들 이외 출연자들이 사용하는 영어는 더빙되지 않고 독일어 자막으로 나온다. 그러면 이것은 더이상 더빙판이 아니다.

 

승리호, 독일 혹평 대부분은 '더빙 문제'

 

독일의 대표 영화 사이트 'filmstarts.de'에는 관련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혹평이 쏟아졌다. 현재 이 사이트의 승리호 평점은 5점 만점에 2.7점. 0점에서 2점까지 혹평을 남긴 대부분의 사용자가 더빙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인들 이외에도 주요 미디어 평가에서도 이 혼란스러운 더빙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filmstarts.de의 한 이용자는 '더빙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몇몇 배우들만 독일어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영어를 쓰고 독일어 자막이 나온다. 정말 별로다. 넷플릭스는 영화 전체를 더빙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이용자는 '좋은 영화인 것 같지만 절반에 못 미치는 더빙이 영화 전체를 망친다. 독일어와 영어를 빨리 전환할 수 있는 모국어자가 아니라면 (어렵다). 다르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평을 남겼다.

 

독일 영화 사이트에 혹평을 남긴 이용자들. 대부분 더빙에 대한 불만이 많다 ⓒfilmstart.de

 

더빙 일상화된 독일
글로벌 콘텐츠 소통방법 고민해야

 

독일에서 영화를 보려고 하면 누구나 한번쯤 더빙판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과 달리 독일은 영상/음성 콘텐츠를 소비할 때 더빙판이 여전히 활성화되어 있는 국가다. 독일인들에게 더빙판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게다가 독일어는 독일인들에게도 어렵고 길다. 함부르크 대학 조사에 따르면 독일어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이 620만 명에 이른다. 독일에서 좀 더 간결한 문장으로 쓴 ‘쉬운 독일어(einfache Deutsche)’가 정책적으로 확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긴 독일어 자막을 읽다가 영상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자막을 기피하는 젊은 세대도 많다.

언어적 혼란을 영화적 설정으로 이해하는 평론가들도 있지만, 많은 독일 대중들에게 이 혼란은 콘텐츠의 접근을 막는 장애물로 인식된다.

독일 이용자들의 불만을 보면 원본의 오리지널리티를 삭제하고 편한 모국어만 찾는 독일 이용자들이 폐쇄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접근성 차원에서 봤을 때 더빙판이라면 적어도 더빙판의 본질을 지켜야하지 않을까? 물론 자막 읽기가 귀찮아 승리호를 꺼버린 이들에게는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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