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은하수 마켓에서 반짝반짝 빛난 한국 예술가들

지난 6월 27일 베를린 칸트슈트라쎄에서 ‘은하수 마켓(The Milky Way Market)’이 열렸다. 베를린에서 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예술가, 스몰 비즈니스 사업가, 작가들이 모여 기획한 한국 장터다. 한국적 미를 살린 상품과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 먹거리, 음악 등 다채로운 경험이 더해진 주말 마켓에 동네 주민들이 모두 모였다.

은하수마켓 우브젝트 ⓒThe Milky Way/서다희
은하수마켓 솦숲 ⓒThe Milky Way/서다희

베를린 예술가·프리랜서·자영업자 11팀 참가

빈티지 실크 셔츠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김수빈 작가, 비건 비누 ‘숲솦’, 지속가능한 제품을 모은 편집샵 ‘해피 제로 웨이스트’는 베를린에서는 이미 오래 전 시작된 친환경 감성을 선보였다. 한복 원단을 이용한 한복 덧치마와 복주머니 등을 선보인 신한나 작가의 ‘뷰티풀 투데이’ 부스, 한국의 캐릭터 상품과 한지노트 등 문구류를 판매한 ‘서울문방구’는 한국적 다채로움을 전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붓으로 초상화를 그리고 한글 이름을 새겨주는 원유진 작가의 ‘3분 초상화’ 부스에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여행작가로 최근 베를린에 정착해 에세이집 <동미>를 펴낸 이동미 작가도 자리를 잡았다. 

세라믹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촛대와 모빌 등 소품을 만드는 ‘우브젝트’, 터프팅(Tufting)이라는 직조기술로 카페트나 크고 작은 소품을 만드는 ‘쵸즈’도 부스를 차렸다. 한국적일뿐 아니라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장터였다.

은하수마켓 쵸즈 ⓒThe Milky Way/서다희
은하수마켓 김수빈 작가 ⓒThe Milky Way/서다희
은하수마켓 뷰티풀투데이 ⓒThe Milky Way/서다희

수제 막걸리와 떡볶이

한국식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미생물학을 전공한 오태영 사진작가는 사진 작품과 수제 막걸리를 함께 팔았고, 노킴팍 식당도 부스를 따로 내어 참여해 한국식 샌드위치와 떡볶이, 소주 칵테일을 만들었다. 

한국인의 ‘흥’을 보여주는 특별 이벤트도 마련됐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진스파크(Jinspark)’의 핸드팬과 가야금 즉흥 연주가 흘려퍼졌고, ‘은하수 노래자랑’에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참가자들이 줄을 섰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9월에 계획된 베를린의 새로운 한식 문화 행사 ‘딜리셔스 코리안 위크’ 홍보 부스도 마련됐다. K-Pop과 K-Food 팬들을 위한 선물 이벤트를 하면서,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귀한 식재료를 소개했다.

은하수마켓 오태영 사진작가 ⓒThe Milky Way/서다희

장기적 플랫폼 꿈꾸는 은하수마켓

은하수 마켓은 부스를 차리기도 한 3명의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다. 이들은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한국 마켓을 꿈꾼다. 좀 더 다양하고 많은 한국 예술가, 1인 사업가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은하수마켓 원유진 작가의 3분 초상화 ⓒThe Milky Way/서다희
진스파크ⓒThe Milky Way/서다희

행사 주최 측은 “은하수는 작은 별들이 무리를 지어 만든다. 반짝이는 재능과 열정을 가진 창작자, 예술가, 스몰비즈니스의 가치를 발견하고 소개하는 장”이라며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현대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한국인 크리에이터들을 발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 장소는 다국적 식당이 모인 곳으로 서베를린의 여유로움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함께 느껴지는 곳이다. 삶의 여유를 즐기는 개방적이고 구매력도 높은 주민들이 많다. 이곳에서 다양한 한국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홍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며, 한국적 문화 사업이 확장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본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