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비건’이 주목받는 이유

기후 변화에 ‘비건’이 주목받는 이유

©vegan good life

8월 초, 한국엔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100밀리미터에 달하는 기록적 집중호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나고 인명 피해까지 속출했다. 같은 시기, 유럽엔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스페인 북부 해양도시 산세바스티안은 섭씨 42도, 독일인들의 최애 휴양지 중 하나인 마요르카 섬은 40.6도, 영국 런던은 37.8도를 기록했다. 독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이번주 금요일 베를린의 기온은 36도에 다다를 것이다.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폭염과 폭우. 이 모두 지구온난화에 의한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만들어내는 갖가지 재앙에서 벗어나려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한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홍콩의 사회적 벤처 기업 ‘그린먼데이Green Monday’는 채식을 권유한다. 그린먼데이는 기후 변화의 주범 중 하나가 ‘축산업’임을 강조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가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총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는데 이는 자동차, 트럭, 기차, 비행기 등 전체 운송수단의 배출량보다 더 큰 수치다. 당장 채식주의자 혹은 비건이 되긴 어렵겠지만 일주일 중 하루 채식만으로도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두툼한 소시지와 돼지 족발 요리를 대표 메뉴로 하는 독일. 하지만 이런 독일이 지난 몇 년간 세계 비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016년 미국 CNN은 ‘독일이 비건 혁명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비건 관련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18퍼센트에 달한다. 2017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의 채식주의자 및 비건 인구는 무려 800만 명에 이른다. 독일 전체 인구의 10%다. 특히 수도인 베를린은 세계적인 비건 시티다. 독일뿐 아니라 명실공히 ‘유럽의 비건 수도’로 꼽히는데,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가이드 앱인 해피카우(HappyCow)만 훑어봐도 알 수 있다. 비건 혹은 ‘비건 프렌들리’ 식당의 수가 8100개에 달한다.

©Sophia Hoffmann

베를린이 비건 시티로 거듭난 이유. ‘베를린 비건 퀸’이라 불리는 요리 블로거이자 셰프 소피아 호프만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베를린은 국제적인 도시예요. 온갖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죠. 그러다 보니 다국적 푸드 신이 발전했고, 도시의 특성상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많아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친환경 식생활을 고민하게 됐죠. 그러면서 자연히 채식과 비건 문화가 발달하게 된거죠 .”

베를린에서 채식 및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아이템 및 장소들을 소개한다.

©Frea

제로 웨이스트 퀴진, 프레아
중심가인 미테에 자리 잡은 프레아(Frea)는 ‘제로 웨이스트’가 컨셉트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건 레스토랑이 됐다. 프레아는 식재료를 운반하는 과정부터 레서피,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음식과 공간을 체험케 한다. 해당 계절에 맞는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고 사워도우 브래드와 파스타, 헤이즐넛 버터와 밀크, 피클과 콤부차 등을 직접 만든다.
WEB www.frea.de

비건들을 위한 케밥, 뵈너
베를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은 터키 케밥이다. 뵈너(Vöner)는 밀과 콩,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식물성 고기로 케밥은 물론 베를린의 명물 ‘커리부어스트 (소시지)’를 만든다.
WEB www.voener.de

식물성 쌀국수 한그릇, 소이 베를린
베를린에서 터키 음식만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베트남 음식이다. 소이 베를린(Soy Berlin)은 비건 베트남 레스토랑으로 이국적인 향과 신선한 재료, 뛰어난 감칠맛으로 소문난 곳이다.
WEB www.soy-berlin.com

©brammibalsdonuts.com

담백한 맛, 브람미발즈 도너츠
2015년 베를린에 문을 연 브람미발즈 도너츠(Brammibal’s Donuts)는 일년 후 ‘유럽 최초의 비건 도너츠 가게’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매일 아침 신선한 고품질 재료로 직접 만들든 도너츠는 버터를 넣지 않아 도리어 담백하고, 다채로운 재료와 질감의 토핑으로 맛있는 도너츠를 만든다. ‘보스톤 크림’ ‘시나몬 슈거’ ‘라즈베리 피스타치오’ 등 8가지 클래식 메뉴에 4~5가지 계절메뉴가 더해진다.
WEB www.brammibalsdonuts.com

©Stefan Hoederath

비건 파인 다이닝, 콥스
콥스는 전형적인 독일 음식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비건 요리법으로 선보인다. 점심은 3코스, 저녁은 3~7코스 메뉴로 구성되며 독일의 계절 및 로컬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선보인다. 특히 주말 브런치 메뉴는 뷔페식으로 다양한 비건 음식을 맛보기 좋아 인기가 많다.
WEB www.kopps-berlin.de

©독밥/서다희

라이프스타일 쇼핑, 베간즈
베를린 비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쇼핑할 수 있는 수퍼마켓. 베간즈(Veganz)에는 먹거리부터 생활용품, 화장품, 서적까지 구비되어 있으며 비치된 소식지, 리플렛 등을 통해 비건 관련 네트워크, 새로운 소식도 얻을 수 있다.

꿀 정보, 비건 굿 라이프
비건들을 위한 패션, 여행, 라이프스타일, 아트&디자인에 대한 이슈와 정보들을 엿볼 수 있는 매거진.
WEB www.vegan-good-lif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