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업]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강환국 차장 :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회는 있다(1)

[취업] KOTRA 강환국|포스트 코로나, 기회는 있다 (1)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기업가들에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특히 해외 진출을 노리는 중소기업은 부족한 인력과 정보로 어려움이 많은데, 이들을 든든히 받쳐주는 곳이 바로 코트라다. 그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현지에서 가장 잘 이어주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모두 어려움에 빠진 지금도 코트라는 어느 기관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에 주재하는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정부나 관련 기관에 필요한 조치나 요구 사항을 전달한다. 코로나19로 어려움도 커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독일에서도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은 지금 그 어떤 곳보다 더 바쁘다. <독밥>은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한 중간에서 일하고 있는 강환국 차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 한독 취업박람회에서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코로나 시대 한국 기업의 동향과 해외취업의 현실을 다시 살펴봤다.


한독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강환국 차장 ©독밥/서다희

한인 청년 독일 취업 돕는 한독 취업박람회

– 2013년부터 한독취업박람회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어떤 행사인가?
한독취업박람회는 2013년에 처음 시작한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높고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 차원에서 해외 취업을 장려했다. K-Move 사업이 생겨났고 코트라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취업박람회가 효과적 수단이라고 판단해 기획하게 됐다.

– 참가 회사는 주로 어떤 회사인가? 
초기에는 기업이 10여 개 정도 참여했고 50여 명 참가했는데, 갈수록 규모가 커졌다. 특히 이곳 프랑크푸르트 지역에는 우리가 아는 웬만한 한국 기업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그 외 중소, 중견 기업이 많고 분야와 직종도 다양하다. 제조나 생산직 군보다는 판매 영업 쪽이 많다.  

– 독일 구직자들은 주로 어떤 배경을 가진 이들인지?
20~40대까지 범위가 넓다. 워홀러, 유학생, 유학을 막 끝난 시기에 있는 사람이 많다.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 준비 비자가 나오니까. 40대의 경우 취업 이민을 주로 생각한다. 한 구직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졌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독일 취업을 준비했다.

한독 취업박람회 포스터 ©KOTRA

독일 취업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
독일어 잘 해야 한다

– 한국 청년들은 독일 취업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독일의 한인 업체에서는 사람이 없어 힘들다 한다고. 이런 불균형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구직자들의 언어 실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곳 코트라 사무실에서도 직원을 뽑는데, C1 자격증이 있어도 언어 실력이 C1이 아닌 경우가 많다. 독일에 5-8년 가까이 체류했는데도 독일어 실력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있다. 기업은 언어가 되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한다. 거기서도 일단 수요 공급 매칭이 안된다.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지멘스, 도이체방크 등 독일 대기업만 보는 사람도 많다. 본인의 실질적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 독일 내 한인 기업이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독일어다. 모든 것의 기본이다. 일을 할 때 말을 못 하면 안 되지 않나. 그 다음엔 인성을 많이 본다. 책임감, 성실감. 경력이 있으면 당연히 좋다. 또한 비자가 있어서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다. 

독일에서도 나이, 중요한가?
아쉽지만 나이를 따질 수밖에 없다. 보통 신입이 20대 중후반이라고 치면, 30대 중반 신입은 사실 불편하다. 한국기업은 물론이고, 현지 기업들도 아예 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독일 내 한인 기업에 취업한 한국인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인간관계에 관한 갈등이 가장 크다. 80~90%는 상사와 안 맞아서 나간다. 정말 좋지 않은 상사도 있겠지만 직원 본인도 책임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내 급여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외로움도 만만치 않고.

– 반대로, 한국인 직원 채용 관련해 한인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부분?
본인이 유리한 방향에 맞춰 한국인이 됐다 독일인이 됐다 한다(물론 이는 기업도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독일인들은 근무 시간 내 빡세게 일하고 칼퇴를 한다. 한국 회사의 경우 야근이 많으면 근무 시간에 한층 릴렉스한 분위기가 있는데, 독일에서도 그렇게 일하고 칼퇴를 하겠다, 이건 안된다. 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다.

한독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 ©독밥/서다희

현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한국에서 파견하는 주재원과 현지 직원 처우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한국과 독일의 잇는 중재 역할 또한 전문영역

– 한국 대기업 해외 지사의 경우 소위 ‘현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대부분 주재원의 보조 역할에 머물고 주재원들과의 처우 차이 등, 어느 정도의 사실로 판단하는지? 현지 채용의 장단점을 따져본다면?
주재원은 한국에 있는 사장이 해외 시장을 관리하라고 보낸 사람이다. ‘해외로 나가!’ 해서 나가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한 부분이다. 월급, 주택, 자녀 교육, 국제 학교 지원 등을 받는다. 현지 채용 직원이  그걸 기대하면 안 된다. 처우 부분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비교하려면 나와 동종업계, 학력 등을 보고 비교해야 한다. 
주재원의 지원 역할 또한 한국-독일 간의 소통 업무로 하찮은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본사와 주재원 소통을 지원하는 업무로 그것 또한 인사관리, HR 전문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현채 자리는 채용공고를 현지 사이트에 올리지 않고 한인 사이트 등에 올리는데, 이 또한 반드시 한국어를 필수로 해야 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지사에서 주기적으로 본사에 보고해야 하는 일은 한국인들만이 할 수 있다. 

– 독일 내 한국 기업 처우는 어떤지?
구인난이 심해서 그런지, 급여가 조금 오른 것 같다. 독일 기업과 비교해도 급여는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워낙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임금 수준이 비슷하면 다른 곳으로 가니까. 휴가 같은 것도 꽤 잘 지켜지는 편이다. 물론 가끔 야근이 있다. 

– 독일 회사로 돌려보자. 독일 회사를 원하는 구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당연히 언어는 기본이다. 또한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게 좋다. 한국이나 아시아 지역과 관계가 있는 곳을 공략해야 한다. 
우리에게 잘 안 알려진 독일 회사도 삼성을 가장 큰 고객으로 두고 있는 곳이 있다. 이런 곳은 일반 독일 회사보다 훨씬 더 기회가 좋다. 독일 회사가 한국 법인은 있는지, 투자 했는지, 공장이 있는지 등 한국 및 아시아 연관성을 찾아 어필하는 게 좋다. 

인터뷰: 독밥
정리: 이유진
사진: 
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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