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식 파인 다이닝에서 열린 K푸드 시연회
지난 6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한 한식 시연회 ‘테이블 위의 K-푸드(K-Food on the Table)’가 개최됐다. 베를린의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쵸이(Choi)에서 열린 이번 시연회는 현지 외식업계 관계자 20여 명을 초대해 다채로운 한식의 맛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현지 요식업 휴일이 많은 화요일 점심과 저녁 두 차례로 나누어 진행됐다. 요식업, 외식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한식 재료를 이용한 음식 소개에 중점을 뒀다. 이날 선보인 메뉴는 총 9가지에 이른다. 들기름과 간장으로 맛을 낸 깻잎 부각과 소고기 안심 육회, 육전, 도미전, 김치전 등 모둠전 세트, 유자로 향을 낸 당면 샐러드, 참기름과 유자청을 곁들인 구절판, 편육과 쌈장 소스, 물김치, 배추김치, 콜라비 김치, 꽃등심 스테이크, 7색 나물 비빔밥 등이 제공됐다. 디저트로는 인절미 다쿠아즈와 막걸리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화요 오미자 칵테일, 산사춘, 매실 에이드, 막걸리, 복분자주 등 음식의 맛을 돋우는 한국 전통주도 호응이 좋았다.
레스토랑 쵸이의 최수연 오너 셰프는 현지로 수입되는 참기름, 들기름, 장류 등을 가미해 모든 요리를 직접 만들고 식기 하나 하나에도 큰 공을 들였다. 특히 베를린에서 이미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만큼 현지인들의 성향과 취향을 감안해 감탄을 자아내는 메뉴를 선보였다.
레스토랑 한편에는 이날 요리에 활용된 참기름과 들기름, 장류 등을 전시해 실제 어떤 소스를 사용해 맛을 냈는지 소개했다. 오뚜기나 비비고, 샘표 등 대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최근 독일에 진출한 쿠앤즈버킷 참기름과 들기름, 죽장연 고추장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함께 찾아볼 수 있었다. 독일은 특히 낯선 식재료나 소스 등에 대한 경계심과 심리적 장벽이 높은 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이미 많이 알려진 재료도 물론 많지만 들기름과 참기름, 매실청, 오미자청 등 좀 더 다채로운 식재료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됐다.
이날 시연회에 참가한 베를린의 한 레스토랑 셰프는 “최근 독일 외식업계 내에서 색다르고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추장, 참기름 같은 한국만의 고유한 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면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권오엽 aT 수출식품이사는 “독일은 유럽 최대의 농식품 시장일 뿐만 아니라 최근 K-콘텐츠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K-푸드를 홍보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독일에서 K-푸드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이번 행사와 같은 B2B 마케팅은 물론 B2C 소비자 접점 마케팅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전했다.
독일에서 만날 수 있는 한식의 저변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베를린 한식당은 1세대가 운영하는 전통 방식의 식당과 젊은층 대상의 캐주얼한 식당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메뉴 전문점이나 코스 요리만 제공하는 파인 다이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레스토랑 쵸이는 베를린에서 몇 안 되는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중 하나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식당이 아닌 곳에서 한식 재료나 한식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도 더 늘어나고 있다. 실제 베를린의 한 현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김치와 고추장을 응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식 소스나 재료가 한식당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닐까. 이러한 맥락에서 현지 외식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들이 좀 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