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BTS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가다
지난 1월 6일부터 2월 28일까지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Mercedes-Benz Arena)에서 BTS 팝업스토어 ‘스페이스 오브 BTS(Space of BTS)’가 문을 열었다. 하이브(HYBE)와 프리콩(FreeCONG)이 함께 기획해 운영 중인 BTS 팝업스토어는 베를린과 런던 두 곳에서 팬들을 맞이했다.
베를린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는 BTS 팬들에게 특별한 장소다. BTS는 2018년 이곳에서 열린 두 차례의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당시 밤을 새우며 줄을 서는 팬들의 낯선 광경에 현지 미디어의 시선이 몰리기도 했다.
BTS 팝업스토어는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 광장의 측면 건물에 자리하고 있었다. 팝업스토어에 들어가자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30여 명의 팬들이 저마다 굿즈를 고르거나 매장 한편에서 사진을 찍고 춤을 추는데 여념이 없었다.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BTS 캐릭터와 의류, 액세서리, 문구류, 생활용품 등 다양했다. BTS 음악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의류, BTS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은 생활용품 등 BTS의 팬이 아니면 디자인의 의미나 가치를 쉽게 알 수 없는, 말 그대로 ‘덕후’들을 위한 제품이었다. 매장 공간 한편은 BTS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함께 춤을 추고 놀 수 있도록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카탸(Katja), 소피(Sophie), 레나(lena)는 각각 노이 브란덴부르크(Neubrandenburg), 튀링엔(Thüringen)에서 약 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BTS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카탸는 “팝업스토어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 런던에 열린다는 소식을 먼저 듣고 독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베를린 오픈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맞춰 왔다. 놓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BTS 팬이 된 지 약 3년 정도 됐다”고 전했다. 소피는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BTS 팬인 친구가 음악을 추천했다. 음악을 듣고 바로 좋아하게 됐고 듣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BTS 노래는 여러 문제들을 다루는데 우울감, 청년들의 상황 등을 표현하는 방식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BTS 멤버의 입대로 한동안 완전체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들은 “한동안 보지 못한다는 점이 가슴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멤버들이 각자 개인 활동을 하고 스스로를 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짧은 인터뷰를 마친 후 고르고 고른 굿즈를 한가득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마리스(Maris)와 카트린(Katrin)은 독일 북쪽 도시 킬(Kiel)에서 베를린까지 4시간을 달려왔다. 이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굿즈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팝업스토어의 콘셉트와 아이디어, 매장 구성 모두 좋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매장의 규모가 작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왕복 8시간을 투자한 만큼 좀 더 큰 규모를 원했던 것이다. 이들은 한 손 가득 쇼핑을 마치고도 한참 동안 매장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베를린 BTS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운영한 프리콩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100명, 주말에는 약 300-400명의 고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방문객의 연령대는 14세-65세로 다양하며, 고객의 85%가 여성이라고. 이번 BTS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총 10개의 회사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매장에는 매일 6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약 25명이 관련 업무를 진행한다.
베를린 BTS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면서 케이팝의 산업적 역량과 BTS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침 BTS 팝업스토어 바로 옆 영화관에서는 지난해 10월 부산 BTS 콘서트를 담은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BTS: Yet To Come in Cinemas)>가 상영되고 있었다. BTS 팬들을 위한 종합 콘텐츠 서비스가 제공되는 셈이다. 베를린 관광청도 BTS 팝업스토어를 홍보하고 있다. 베를린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케이팝 행사를 주목하고 있으며, 그 의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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