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저렴한 집 구하기 – WBS 신청하기

뿌리 없는 외국 생활. 외롭고 슬프지만 한 몸 편히 누일 곳이 있다면 그래도 버틸만하다.

독일도 집 값이 많이 올랐다. 10년 전 베를린 기준 월 300유로면 구할 수 있었던 공동주거 형태(Wohngemeinschaft, WG) 방은 현재 최소 월 500유로를 생각해야 한다. 500유로면 아주 잘 구한 셈이다. 원룸은 월 700유로면 세상 감사한 일이다.

독일 사회주택 입주 자격서류 WBS

독일에서 집을 구하다 보면 WBS(Wohnberechtigungsschein)라는 서류를 요구하는 곳이 있다. WBS는 소위 ‘사회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 서류다. WBS 방은 일반 시세보다 임대료가 상당히 낮은 편. 순임대료(netto kalt) 제곱미터 당 5.5유로-7유로 정도다.

독일 공영주택은 물론 정부에서 재정 지원을 받은 민영주택도 일부를 WBS 소유자에게 임대한다. 신축 건물에 같은 너비의 집도 일반 임대료가 700유로라면, WBS 임대료는 400유로 대로 내려간다. 자격이 된다면 WBS를 받고 집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WBS란? 

해당 도시의 소득 한도 아래에 있는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서류로, 공공기금이 들어간 저렴한 주택에 우선적으로 들어갈 자격이 주어진다. 서류는 발급 후 1년 간 유효하다. 

WBS 신청 자격

• 독일인
• 유럽연합 시민
• 체류권이 최소 1년 이상 남아 있는 외국인

WBS 신청 가능 소득 한도

-연방 기준

• 1인 가구: 연 1만2000유로
• 2인 가구: 연 1만8000유로

• 추가 1명 당 + 4100유로  
• 자녀 1명 당 + 500유로 

-베를린 기준

베를린은 법적 연방 기준보다 소득 요건을 좀 더 완화했다.

• 1인가구: 1만 6800유로
• 2인가구: 2만 5200유로
• 추가 1명 당 +5740유로 
• 자녀 1명 당 + 700유로

이는 가구의 순수익(Haushaltsnettoeinkommen)이다. 즉,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의 경우 매출액이 아닌 지출 경비를 제외한 과세 대상 수익(steuerpflichtigen Einkünfte)으로 판단한다. 여기서 자녀, 장애, 신혼부부 여부 등에 따라 추가 비용을 감안해준다.

유학생이나 직업훈련생, 저소득 직장인과 프리랜서들은 대부분 WBS 신청 자격이 된다. 유학생의 경우 슈페어콘토에서 매월 800유로씩 빼서 쓴다면, 그것을 수익으로 기재해 신청할 수 있다. 독일 공영주택은 한 번 계약을 하면 무기한 계약이 되므로, WBS를 받을 수 있을 때 받아서 집을 구하면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WBS 160, WBS 180?

최근에는 기준 소득을 넘어도 퍼센트에 따라 단계별 WBS를 발급받을 수 있다. 아래 모두 베를린 기준이다.

-WBS 160

• 1인가구: 연 1만 9200유로 
• 2인가구: 연 2만 8800유로
•  추가 1인당 + 6560유로 
•  자녀 1인당 + 800유로

-WBS 180

• 1인가구: 연 2만 1600유로
• 2인가구: 연 3만 2400유로
• 추가 1인당 + 7380유로 
• 자녀 1인당 + 900유로

WBS 신청 가능 주택 

가구수에 따라 신청 가능한 주택 사이즈가 결정된다. 보통 1인 당 방 1개로 보면 된다. 자녀 2명이 있는 4인 가정의 경우 최대 방 4개가 있는 주택을 구할 수 있다. 

단, 재택 근무로 집에서 밥벌이를 하거나, 집 안에 요양 보호자가 필요하거나, 자녀 계획이 있으면 더 넓은 주택을 받을 수 있다. 재택근무가 인정되면 1인 가구도 방 2개, 최대 50m² 까지의 집을 구할 자격을 준다. 

WBS mit besonderen Wohnbedarf

주택 관련 사정이 급한 이들은 ‘특별한 주택 수요’가 있는 WBS를 받을 수 있다. 보통 가구수 대비 거주중인 주택이 작은 경우다.

• 2인 가구가 45m² 이하에 거주시
• 3인 가구가 55m² 이하에 거주시
• 4인 가구가 65m² 이하에 거주시
• 5인 가구가 75m² 이하에 거주시

 혹은 

• 현재 방이 아예 없거나 현재 주거지의 임대료가 현저히 인상된 경우 
• 장애인으로 현재 거주지가 생활에 부적절할 때 (배리어프리 주택이 아닐 경우)
• 나치 박해 피해자, 난민 인정자 등 정치적 고려 대상

WBS 신청하기

거주지 관청의 주택과(Wohnungsamt)에 신청한다. 보통 메일로 신청하면, 작성해야 할 서류 뭉치를 보내준다. 단순한 1-2인 가구인 경우 서류 뭉치의 절반은 해당 사항이 없으니 겁 먹지 말자. 신청서와 필요 서류를 잘 챙겨 바로 우편으로 보내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WBS 서류를 받았다고 자동으로 저렴한 집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WBS 서류를 가진 이들의 경쟁 또한 치열하기 때문이다. 장기전으로 인내를 갖고 부지런히 구해야 한다.

• 베를린 WBS 상세 정보 확인: https://service.berlin.de/dienstleistung/120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