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백서] 영수증(레히눙) 쓰기

프리랜서로 등록해 세금번호를 받고, 비즈니스 계좌까지 만들었다면? 이제 열심히 일하고 이 계좌에 차곡차곡 돈을 모으면 되겠다. 일감을 받고 일 하고 나면 돈은 어떻게 받을까? 월급이 명시된 계약서 없이 일하는 프리랜서들은 레히눙(Rechnung)을 발급해 주고 돈을 받는다. 흔히 영수증이라고 번역하지만 노동계산서에 더 가깝다.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이 하는 알바 중에서도 레히눙 발급이 필요할 때가 있다.

“레히눙 발급되나요?” 라는 질문의 함의는 “세금번호나 사업자번호를 가지고 정식으로 노동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뜻이다. “등록된 프리랜서 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정식으로 레히눙을 발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레히눙은 반드시 들어가야 할 정보만 있으면 디자인은 크게 상관이 없다. 프리랜서 레히눙 쓰기. 독일 밥벌이의 진정한 첫걸음. 독밥과 함께 알아보자.


레히눙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정보

1. 레히눙 서류 정보

  • 레히눙 일련번호(Rechnungs-Nr.): 스스로 일련번호를 어떤 방식으로 매길지 정해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면 된다. 추후 세무서나 관공서에서 검사를 할 때, 레히눙 일련번호와 입금내역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어, 2020-001 레히눙 있는데 입금내역은 없다?” 이런식으로 물어올 수 있다.
  • 레히눙 발급 날짜(Rechnungsdatum): 오늘 날짜
  • 노동 일자/결과물 제출일자(Leistungszeitraum/Lieferungsdatum):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송부해준 날짜. 혹은 일한 날짜. 애매할 때는 월까지만 표시해도 큰 문제는 없다.
  • 세금번호 및 부가가치세 ID(Steuernummer): 이게 가장 중요하다. 세금번호가 없으면 레히눙을 발급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
프리랜서 레히눙 쓰기 예시 ⓒdokbab

2. 레히눙 발급자 정보

  • 이름
  • 주소

3. 레히눙 받는사람 정보 (돈 주실 분)

  • 이름
  • 주소

4. 레히눙 계산 내역

  • 노동(프로젝트)의 종류
  • 시간 당 임금(Honorar)이나 단위수량 등 세부 내역 및 총액
  • 부가가치세 및 부가세 면제의 경우 해당 내용

2021년 기준 연 순수익 22,000유로가 넘지 않으면 소상공인(Kleinunternehmer)으로 적용되며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해당 내용을 다음 예시와 같이 레히눙에 반드시 적어줘야 한다.

[부가세 면제 확인 문구 예시]
Nicht umsatzsteuerpflichtig nach §19 Abs. 1 UStG.
– Als Kleinunternehmer bin ich gemäß §19 Abs. 1 UStG von der Ausweisung einer Umsatzsteuer befreit.
– Nicht umsatzsteuerpflichtig nach § 19 1 UStG. Für die Versteuerung des Honorars hat die/der Rechnungssteller*in selbst zu sorgen.
Gemäß §19 Abs. 1 UStG wird keine Umsatzsteuer berechnet.Nach §19 Abs. 1 UStG enthält dieser Rechnungsbetrag keine Umsatzsteuer.

5. 입금계좌

  • 계좌 정보
  • 입금 기한: 보통 레히눙 발급 후 3주나 한 달, 적지 않기도 한다.
  • Bitte überweisen Sie den Betrag unter Angabe der Rechnungsnummer innerhalb der nächsten zwei. Wochen auf folgendes Konto

couple people woman coffee
ⓒMikhail Nilov on Pexels.com

레히눙 없이 입금 받았다면?

독일은 레히눙 발급하고 입금하는 게 익숙하지만, 한국과 일할 때는 레히눙 없이 사전 합의된 금액을 계좌로 입금한다. 한국 계좌로 받는다면 모른척(?) 넘어갈 수 있지만 독일 계좌로 입금되어 기록에 남는 경우는 레히눙이 필요하다. 나 혼자 레히눙을 만들어서 혼자라도 보관하도록 하자. 비즈니스 계좌 입금내역과 레히눙을 맞추는 게 깔끔하다.

현금으로 받았다면?

일을 하고 현금으로 대가를 받은 경우에는 검은돈(?)으로 남겨두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같은 외노자들은 수익이 너무 많아도 문제, 없어도 문제. 기록으로 남겨 적당한 수익을 기록하는게 비자 연장에 도움이 된다. 기존의 레히눙처럼 만든 뒤, 아래와 같이 “이미 현금으로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기록하면 된다.

Den Rechnungsbertrag haben wir bereits vom Kunden in bar erhalten. Vielen Dank für die direkte Bezahlung.


온라인에 프리랜서 레히눙 샘플이 많다. 과거 우편으로 주고 받았을 때를 기준으로 한 양식도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배열이나 디자인, 구성이 꽤 자유롭다. 직종이나 분야에 따라서 단어 사용도 조금씩 다르니, 가장 마음에 드는 양식을 골라서 나만의 레히눙을 만들어 놓자. 이제 일감을 얻어 레히눙과 통장잔고를 쌓는 일만 남았다. D